일본엔 무슨 야끼가 이렇게 많아..?
일본에 살게되기전에도 여러 번 일본에 오기는 했는데 지금은 한국에도 많이 있지만 오래전 처음으로 먹었던 ‘타코야끼’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답니다.
약간 쌀쌀했던 12월초 였었는데 갓 만들어진 탱글탱글한 김이 모락모락 나던 ‘타코야끼’를 가게 앞 벤치에 앉아 열심히 불어가면서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우연히 일본에 살게 된 후 ‘타코야끼’외에도 ‘오꼬노미야끼’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철판 요리인 ‘텟판야끼’, 숯불 갈비를 ‘야끼니쿠’라고 부르는 것도 알게 되었답니다.
‘타이야끼’, ‘야끼소바’, ‘타마고야끼’ 등 등.. 일본어를 전혀 모르던 저는 너무나 많은 음식에 붙어있는 ‘야끼’가 도대체 뭘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냥 ‘굽다’라는 뜻이더군요, 일단 틀이던 불이던 철판이던 굽는 음식에는 ‘야끼’라는 말이 들어갑니다.
특히 오사카의 ‘타코야끼(たこ焼き)’, 히로시마의 ‘오꼬노미야끼(お好み焼き)’가 유명한데 도쿄에도 도쿄 만의 ‘야끼 요리’가 있더라구요.
‘몬쟈야끼(もんじゃ焼き)’라는 것인데요, 도쿄의 옛 동네 ‘츠키시마(月島)’라는 곳에 가면 도쿄 전통의 ‘몬쟈야끼’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이 몰려 있어요. 골목에 들어서면 떡볶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서울 ‘신당동 떡볶이 골목’이 생각날지도 모르겠네요.
낮보다 활기찬 밤, 연기 자욱한 하늘.
제가 처음 방문했던 때는 점심 시간, 즉 가게들이 막 문을 열 때라서 그렇게 냄새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 날 친구 한명이 저녁때 외국에서 친척이 와서 같이 몬쟈야끼에 다녀왔는데 냄새가 배서 고생했다고 하더라구요.
의자에 겉옷이랑 가방을 넣었지만 (의자 뚜껑을 열면 안에 옷과 가방을 넣을 수 있어요.) 머리카락까지 밴 냄새때문에 자동차까지 냄새가 배어 어떻게 해야 뺄 수 있을지를 고민하더라구요.갈비 집에 다녀오면 옷에 냄새가 심하게 배이는 것과 같은 이치겠죠.
저녁때 문득 지나치게 된 거리가 뿌연 연기와 냄새로 자욱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그래도 한번인데 저녁 거리의 활기를 느끼기 위해 도전해보겠다는 분들은 옷과 가방을 의자 아래에 넣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이 많은 가게 중 어디로 들어가지?
츠키시마 역에서 내리면 금방 몬쟈 거리 지도가 눈에 띄는데요, 진짜 많죠?막상 거리에 들어서면 저 많은 가게 중 어디를 가야할까 고민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밖에 연예인들 사진이나 싸인이 많이 붙어 있는 곳들은 사람도 많고 예약도 많아서 자리 잡기가 쉽지 않거든요.
사람들 많은 곳이 왠지 믿음은 가지만 너무 많이 기다릴 것 같으면 차선책으로 이름이 같은 가게(본점, 분점)도 좋답니다. 몬쟈야끼 거리에 몇 곳이 있는데요 유명하고 장사도 잘되니 바로 근처에 분점이 생겼겠지요..?
그러면 적당히 사람이 북적이는 곳으로 도전해볼까요..?
인기 메뉴 명란젓과 치즈 (사진 출처 : https://tabimo.jp/3658)
앗, 셀프 조리! 하지만 도전은 신중하게.
제가 생각하는 몬쟈야끼의 매력 중 하나는 다양한 재료와 소스 배합으로 자신만의 맛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 갔을때 메뉴판을 받고 보니 너무 복잡해서 어떻게 주문해야 할 지 난감하더라구요.
이럴 때 안전한 방법은 추천 메뉴나 가게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 중에서 고르기.
참고로 거의 모든 가게의 상위에 랭크 되어 있는 것 중 하나가 ‘명란젓’을 이용한 메뉴인데요, 원래 한국에서 먹기 시작한 명란젓이지만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한 일본때문에 오히려 ‘멘타이코’로 외국에 알려져 있다니 안타깝죠.
일단 여자들에게 인기있는 치즈와 명란젓이나, 무난한 베이컨과 김치같은 상위권 메뉴로 주문! 하.지.만. 막상 재료가 도착하면 더 난감해집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조금 큰 아이도 재미있게 하는게 요리하기 쉬울 것도 같고. 그래도 남들이 다 한다고 그림만 보고 너무 쉽게 도전하지 마세요. 제가 아는 사람은 팔에 화상을 입어서 한동안 고생했고 저는 가게 안을 온통 하얀 연기로 가득하게 만든 경험이 있으니까요.
처음이라고 하면 대부분 친절하게 알아서 해준답니다. 프로의 손놀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니 처음에는 직접 하기보다 직원에게 부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만들고 먹을 때는 재미있다, 하지만 완성품의 사진은…
처음 츠키시마 몬쟈야끼를 갔을 때 재미있어서 별생각없이 먹기 전에 인증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 북에 올렸답니다.
그러나 잠시 후 댓글에 ‘헉, 이거 뭐야?’ 이런 글이 올라와서 사진을 확인해보니… 즐겁게 먹고 배에 들어가면 그만이겠지만 완성된 것의 모습은 글쎄요…
한동안 이 사진을 어떡할까, 그냥 둘까 아니면 삭제할까 고민했었지요. 의외로 맛있겠다는 댓글도 있었는데 진심이었을까…?
먹기 전 완성 사진을 한번 자신의 SNS에 올려보세요. 반응이 기대가 되네요.
정보
- 이름:츠키시마 몬쟈 street(月島もんじゃ)
- 주소:도쿄도 추오쿠 츠키시마 1초메(東京都中央区月島1丁目)
- 가는 방법:유락쵸 선 츠키시마 역 7번 출구(有楽町線 月島駅7出口)/오에도 선 츠키시마 역 8번출구(お江戸線 月島駅8出口)도보 5분
- 전화:03-3532-1990 (츠키시마 몬쟈 진흥회)
- 홈페이지:http://www.monja.gr.jp/
- 개장시간:12:00~22:00 (가게마다 다름)
- 휴무일:연중무휴(가게마다 다름)
- 예산:1,0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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