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에서 만나는 결혼식 풍경
서울의 청담동 거리 같은 느낌의 도쿄 오모테산도.
특히 늦가을에 은행나무 가로수가 노란색으로 물드는 넓은 도로는 바로 옆에 있는 하라주쿠의 현란한 골목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서도 많이 찾는 오모테산도 전철역을 나오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넓은 테라스의 유럽 분위기를 풍기는 카페가 있는데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ANNIVERSAIRE CAFE’ 입니다.
오모테산도에 있는 많은 카페 중에 ANNIVERSAIRE CAFE를 고른 이유는 주말이면 일본 젊은이들의 결혼식을 살짝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일본인들이 교회나 성당에 나가지도 않으면서 결혼식은 꼭 교회나 성당에서 올리는 것을 많이 보셨을 거에요.
진짜 교회나 성당이 아니더라도 일본의 결혼식장은 성당처럼 꾸며 놓은 곳이 많은데 anniversaire는 일본의 대표적인 성당 인테리어의 결혼식장 중 하나 입니다.
짐작할 수 있듯이 anniversaire는 영어의 anniversary, 프랑스어로 기념일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저희 동네 토요스도 몇년전 ANNIVERSAIRE가 오픈했는데 그곳의 카페는 처음에만 잠깐 영업했고 이제는 결혼식 하객 만을 위해 사용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지금 도쿄에 ANNIVERSAIRE 카페는 오모테산도 한곳 뿐이네요.
ANNIVERSAIRE CAFE는 이왕이면 주말에 가시기를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주말이면 결혼식을 마치는 밝은 종소리와 계단 양쪽으로 나란히 서서 축하해주는 하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계단을 내려오는 신랑 신부를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토요스 anniversaire는 촘촘하게 나무를 심어 놓아서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늦은 밤까지 정원에서 음악을 틀어 놓고 파티를 하는 경우가 자주 있어요.
오모테산도의 anniversaire에서도 결혼식을 마친 신랑 신부가 계단을 내려와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카페 앞 테라스까지 장미꽃으로 장식된 길을 행진하고 테라스에서는 음악을 연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신랑 신부의 맹세보다도 마지막 행진이 결혼식의 하이라이트 같아요.
살짝 엿보는 일본의 결혼 문화
우리나라에서도 결혼식에 신랑 신부 어머니와 가까운 친척 여자분들이 한복을 입고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사에서 올리는 전통 결혼식이 아니더라도 신랑 신부의 어머니와 연륜이 있는 여자들은 고급 기모노를 입고 옵니다.
주로 검정색 같은 짙은 색 기모노를 입은 신랑 신부 어머니를 자주 보는데 처음에는 한국에서 검정색 한복은 장례식 때나 입는다는 생각에 참 이상했습니다.
그렇지만 특히 눈길을 끄는 대상은 젊은 여자들인데요, 거의 공통적으로 머리를 한쪽으로 묶고 공주풍 드레스를 입고 어깨에 숄을 걸치고 와서 처음 봤을 때는 코스프레를 하는 줄 알았답니다.
교복도 아닌데 복장이 다 엇비슷한 것도 참 신기하더군요.
일본의 결혼식은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것이 꼭 초대할 사람만 부르고 오는 사람도 미리 참석 여부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참석 인원이 적더라도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스몰 웨딩이 늘어나듯 요즘에는 그냥 혼인 신고만 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네요.
테이블마다 이름이 적혀 있을 정도로 자리도 정해져 있고 축의금도 굉장히 많이 낸다고 하는데요, 아는 일본인이 고향에서 치루는 조카의 결혼식에 비용이 많이 든다고 남편 혼자만 보내는 것을 보면서 한국과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또 한번 느꼈답니다.
신랑 신부가 하객들에게 나누어 주는 선물도 상당히 고급스러운 물건들이라고 하는데 저녁 시간 때 카페에 앉아 있다 보면 선물이 들은 쇼핑백을 들고 나오는 하객들을 볼 수 있을 거에요.
결혼식을 보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다른 나라의 결혼식 분위기와 친구들 의상을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테라스는 카페, 실내는 레스토랑
일본 결혼식에 대한 설명은 그만 접기로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카페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결혼식 장 입구와 연결되어 있는 개방적이고 분주한 테라스와 고전적이고 차분한 실내의 인테리어는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입니다.
테라스에서는 커피나 맥주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며 오모테산도의 거리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음료 메뉴에서 눈에 띄는 것은 커피나 차 종류는 기본만 있고 알콜 종류가 더 많다는 것인데 샴페인, 스파클링 와인(샴페인은 프랑스의 샹파뉴 지방에서 나오는 것만 지칭하며 다른 것들은 전부 스파클링 와인으로 부르는데 카페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산이 있어요),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산으로 구비해 놓았구요, 칵테일도 몇 종류 있습니다.
메뉴는 평일과 주말이 나뉘어 있는데 평일에는 점심, 오후의 티 타임, 저녁으로 구성되어 있고 주말에는 아침 메뉴가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식사는 이왕이면 실내에서 드시기를 추천합니다.
간단한 파스타부터 코스까지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어요.
카페의 자랑 모닝 세트와 디저트 세트
제가 ANNIVERSAIRE CAFE에서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디저트 세트입니다.
제과점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맛있는 케이크,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각종 berry 종류를 응용해 만든 pain perdu를 할인된 가격으로 음료와 함께 먹을 수 있는데요, 특히 pain perdu는 브런치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주말에 여행 스케줄을 아침부터 하라주쿠와 메이지 신궁 쪽으로 잡았다면 9시부터 11시까지 제공되는 모닝 세트를 든든하게 먹고 출발해도 되겠지요..?
럭셔리 쇼핑, 일본 전통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Oriental Bazaar, 바로 옆 골목 하라주쿠에서는 독특한 일본의 젊은 문화를 맛볼 수 있고, 은행나무가 너무나 멋진 메이지 신궁 등 다양한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오모테산도.
복잡한 거리에서 빠져나와 한 숨 돌릴 수 있는, 주말에는 행복하게 새로운 인생을 출발을 하는 커플도 볼 수 있는 ANNIVERSAIRE CAFE에 한번 들려보세요.
정보
- 이름:ANNIVERSAIRE CAFE
- 주소: 미나토 쿠(港区) 키타아오야마(北青山) 3-5-30(東京都港区北青山3丁目5−30)
- 가는 법:긴자 선(銀座線), 한조몬 선(半蔵門線), 치요다 선(千代田線) 오모테산도 역(表参道駅) A2 출구 1분
- 전화:03-5411-5988
- 홈페이지:http://cafe.anniversaire.co.jp/
- 개장 시간:[월~금] 11:00~22:00 (L.O. 음식 21:00/음료 21:30)
[주말, 공휴일] 09:00~22:00 (L.O. 음식 21:00/음료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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